‘☜’ 뒷부분이 모두 수업내용 보충입니다.
[14쪽]
1.화자의 정서 및 태도
(1) 화자의 개념 ☜ 화자가 시인과 꼭 동일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시를 쓴다고 생각해 봅시다. 20대 끝자락 대한민국 국어교사입니다만 시를 쓸 때에는 [겨우내 감각이 없던 내 8번 잔뿌리가 가렵기 시작했다. 딱딱했던 흙이 아주 살짝 부드러워진 것이 느껴진다. 아, 봄이 오긴 오는구나]와 같이 땅 속에 움츠린 식물의 입장에서 쓸 수도 있습니다.
(2) 화자의 정서, 태도 ☜ 시에서 정서가 직접적으로 언급되면 흘려 읽지 않도록 꼭 ☆로 표시하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중학교 1~3학년 학생, 또는 여러분과 같은 고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는 ‘나만의 시가문학 정서 파일’을 만들기 시작하는 걸 추천합니다. 두꺼운 A4 파일을 하나 사서, 각 장마다 [그리움], [기쁨], [서러움] 등의 정서를 써 두고, 해당하는 정서의 작품을 접할 때마다 하나씩 인쇄하거나 써서 끼워두는 겁니다. 그러고 나서 시험을 앞두었을 때마다 편안하게 한 번씩 훑어보면 감상이 수월합니다. 국어 영역은 내가 그동안 공부를 얼마나 축적·정리하며 했는가에 따라 마지막 순간 승부가 갈립니다. 파일 만드는 것이 너무 거창하다면, 각종 수업 시간에 배우는 주요 내용들은 책갈피를 붙이거나 클립을 끼워두는 식으로 갈무리라도 해 두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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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어의 특성
(1) 시어의 의미 ☜ 시에 쓰인 말들은 사전적 의미 외에 다른 뜻으로 쓰였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핵심이지요. 비유, 상징, 심상. 이 세 가지에 능숙해지면 시어의 의미를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시어의 심상(이미지) ☜ 감각적 이미지(http://winterfg.tistory.com/17)도 있고, 상징적 이미지도 있음에 유의하길 바랍니다. ‘심상’이라고 하면 반드시 오감 중 하나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15쪽]
(3) 시어의 운율 ☜ 무엇이든 반복이 되면 운율은 생깁니다.
운율의 형성 요소
> 유사한 음운의 반복 ☜ (예) Peter Piper picked a peck of pickled peppers. (https://youtu.be/APEdXRHc_50)
> 일정한 음절 수나 음보의 반복 ☜ (예) 봄바람 하늘하늘 넘노는 길에 / 연분홍 살구꽃이 눈을 틉니다. (7·5조, 3음보)
> 문장 구조의 반복 ☜ (예) 사랑만이 겨울을 이기고 봄을 기다릴 줄 안다. / 사랑만이 불모의 땅을 갈아엎고 제 뼈를 갈아 재로 뿌릴 줄 안다. ('~만이 ~을 ~고 ~줄 안다.'는 구조의 문장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 간혹 몇몇 교재나 문제에 '통사 구조의 반복'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문장 구조의 반복'과 거의 같은 의미입니다.^^
> 동일한 시행이나 연의 반복 ☜ (예1) https://youtu.be/tXV7dfvSefo (예2) https://youtu.be/ouR4nn1G9r4
> 음성 상징어의 사용 ☜ (예) 맴매매매 아무 죄도 없는 인형만 때찌 / 종일 앉아있다가 엎드렷다 / 시간이 획획획 / 피부는 왜 이렇게 또 칙칙 / 자꾸 틱틱 거리고만 싶지 (https://youtu.be/ePpPVE-GGJw?t=2m11s)
2. 시어의 기능
매개체 ☜ 비 오는 거릴 걸었어 너와 걷던 그 길을 / 눈에 어리는 지난 얘기는 추억일까 / 그날도 비가 내렸어 나를 떠나가던 날 / 내리는 비에 너의 마음도 울고 있다면 / 다시 내게 돌아와 줘 기다리는 나에게로 / 그 언젠가 늦은 듯 뛰어 와 미소 짓던 모습으로 (거리에 내리는 비가 지난 추억으로 화자를 연결해 주고 있습니다.)
감정 환기 및 감정 이입의 대상 ☜ 침대 옆 가습기 서럽게 숨을 쉬고 (가습기가 서러움을 느낄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니, 저 서러움은 화자가 느끼고 있는 감정일 것입니다.)
화자의 처지 강조 ☜ ※화자를 둘러싼 시적 상황을 △나 ▽로 표시하며 시를 파악해 보길 바랍니다.
장애물 ☜ ※장애물과 같은 부정적 시어는 ☐, 화자가 바라는 것 등의 긍정적 시어는 ○로 표시하며 시를 파악해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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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 표현 방법
직유법 ☜ 내 열 손가락은 빙상을 벗어나면 안 되는 스케이트 선수처럼 키보드 위에서만 춤춘다.
[주의] ‘처럼/같이/인 듯/인 양’이 쓰인다고 다 직유법이 아닙니다. (참고)"나는 좀처럼 잠이 들 수 없었다." 원관념-보조관념의 관계를 이루는 말이 있어야만 비유입니다.
은유법 ☜ 내 열 손가락은 이 순간 열 명의 피겨 스케이트 선수이다.
[주의] ‘A는 B이다’의 모양이라고 다 은유법이 아닙니다. (참고)"그는 세화고등학교 학생이다." 원관념-보조관념의 관계를 이루는 말이 있어야만 비유입니다.
의인법 ☜ 사무실 구석 벽에 대충 걸린 외투가 히터 바람에 이따금 투덜거리고 있었다.
[해설] 의사소통을 할 줄 알거나, 인격 또는 정서를 표출하면 대개 의인법으로 봅니다.
활유법 ☜ 집에 돌아오니 압력밥솥이 거칠게 날숨을 뱉어내고 있었다.
[주의] 보통 자라거나 커 가는 등의 내용을 의인법이라고 많이 착각하게 되는데, 자라고 크는 것은 활유법입니다.
대유법 ☜ 빵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먹을 것’의 의미로 쓰인 ‘빵’)
[해설] 보조관념과 원관념이 포함관계를 이루는지를 따지면 됩니다.
설의법 ☜ 소중하지 않았다면 왜 그토록 마음을 기울였겠어요. (소중했으니 마음을 기울였다는 내용을 의문문으로 표현하고 있다.)
도치법 ☜ 나는 오늘도 이겨내지 못했다, 쏟아지는 잠을.
대구법 ☜ 사랑은 너를 영원히 믿을 수 있는 종교로 만들었고, 이별은 너를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신으로 만들었다.
[주의] '문장 구조의 반복'과 비슷하게 보이나요? 대구법은 짝을 이룰 때에만 성립하고, 문장구조의 반복은 3개, 4개가 반복되어도 됩니다. 그리고 문장구조의 반복은 반복되는 부분이 문장 단위 이상이어야만하고, 대구법은 두 단어 이상이기만 하면 됩니다. (참고)"별과 바람과 하늘과 시, 롤과 스타와 오버워치와 학창시절" ← 대구법(ㅇ) 문장구조의 반복(X. 문장 단위가 아님)
반어법 ☜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만약에 이 문장이 “저에게 ‘역겹다’고 상처주고 떠나버리시면, 저는 펑펑 눈물을 쏟을 것입니다.”라는 심정을 담은 표현이라면 반어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역설법 ☜ 눈을 감아라, 그러면 보일 것이다. (무언가를 보려면 눈을 떠야하는데, 눈을 감아야 보인다고 하니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하지만 만약 이 문장이, “눈을 뜨고 보면 외적인 것에 얽매이고 주위로 관심이 분산되어 대상의 본질·진실을 알 수 없다. 그러니 대상의 본질·진실을 알고 싶으면 눈을 감고 외적인 것과 주변을 의식하지 않을 필요가 있다.”라는 뜻을 표현하려는 의도로 쓰인 것이라면 역설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주의] 진실을 속에 담고 있지 않는, 그냥 이치에 어긋나거나 모순되는 진술은 역설법이 아니라 개소리(bullshit)입니다.
2. 상징
(1) 상징의 개념 ☜ 원관념을 대신해 시에 쓰인 보조관념을 상징이라고 합니다.
[주의!] 원관념과 보조관념 둘 다 시에 나타나 있으면 그것은 비유입니다. (http://winterfg.tistory.com/3)
(2) 상징의 종류
관습적 상징 ☜ 십자가 → 기독교
개인적 상징 ☜ 까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 겉이 검다고 속조차 검겠느냐 /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뿐인가 하노라 (관습적으로 우리 민족은 백로를 고고하고 깨끗한 사람, 까마귀를 속셈과 꿍꿍이를 알 수 없는 사람를 표현하는 시어로 써 왔는데, 이 예에서는 까마귀가 겉으로는 오해나 모함, 비난을 받아도 실제로는 정말 참된 신하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쓰였습니다.)
원형적 상징 ☜ 밤·어둠 → 죽음
[17쪽]
3. 시상 전개 방식
시간의 흐름 ☜
아아, 방금 막 수능시험 가채점을 끝냈다.
정답표가 올라오기 전까지 내내 마음이 심란했었다.
1교시 국어영역부터 원하는 만큼 잘 풀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아, 나는 왜 3학년 시절, 국어를 상대적으로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아아, 나는 왜 2학년 시절, 국어성적이 제자리 걸음일 때 위기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아아, 나는 왜 1학년 시절, 적당한 성적에 자만하고, 치열하고 철저하게 푸는 습관을 들이지 않았을까.
않았을까.
않았을까.
않았을까.
- 이주영, '않았을까'
[해설]
'수능가채점-정답표올라오기전-수능1교시-3학년시절-2학년시절-1학년시절'로 시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역순이지만 시간 순서가 꼬인 것은 없습니다. 순서가 꼬이지만 않았으면, 넓은 의미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구성에 해당될 수 있으므로 유의 바랍니다. 순행적 구성의 경우에는 넓게 보든 좁게 보든 당연히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된 것입니다.
공간의 이동 ☜
기차역에 내렸다.
노을 지는 고향의 백사장은 따스하고,
백사장 끝 파도소리와 새소리가 정겹다.
횡단보도 건너 펼쳐진
갈래갈래 골목길이 반갑다.
골목길 저 멀리 야트막한 언덕에
아버지 어머니 계신 작은 집이 보인다.
아, 얼마만의 고향인가.
- 이주영, '부산'
[해설]
'기차역, 노을, 백사장, 백사장 끝 파도와 새, 횡단보도, 갈래갈래 골목길, 저 멀리 야트막한 언덕, 아버지 어머니 계신 작은 집'으로 시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화자의 시선이 여러 공간을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화자가 꼭 장소를 옮기지 않더라도, 시선을 여기저기로 옮기며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면 이 역시 공간의 이동에 따른 시상 전개입니다.
기승전결 ☜
2월 14일, 빈손인 내 옆으로 초콜릿 든 또래들이 바삐 지나간다.
'나랑은 관련 없는 날이야…….' 평소처럼 학교에 도착해 사물함을 연다.
'어? 이 초콜릿은 뭐지?'
'아……. 내 사물함 아니구나.' 잠시 달콤해서 더욱 쌉싸름한 하루였다.
- 이주영, '달콤, 쌉싸름'
[해설]
1행에서 시상의 제기(상황 , 화자의 처지 설정),
2행에서 시상의 심화(화자의 자기 인식, 다음에 일어날 사건을 위한 행동),
3행에서 시상의 전환(혹시 모를 설렘·반전의 가능성. 긴장감, 궁금함, 기대감 절정.)
4행에서 시상의 집약(마무리. 지금까지 진행되던 시적 상황 정리 + 작품의 전체적인 정서 요약)
이 되고 있습니다. 기승전결이란 이런 식의 전개를 말합니다.
선경후정 ☜
활주로를 떠나 비행기는 이제 어둠속을 날아요
서울의 야경은 물감처럼 번져 가고
저기 어딘가에 내가 아는 사람 손 흔들고 있을까
아직 내게 인사를 해요
내가 가는 길이 너무나도 힘든 이별의 길이지만
후회하지 않고 웃으면서 떠나 갔죠
사실 울고 있죠
많이 울고 있죠 창피하게 말예요
- 마골피, '비행소녀'
[해설] 앞의 두 소절은 눈에 보이는 풍경에 대한 묘사이고, 그 뒤부터는 화자 자신의 이야기와 정서입니다. 선경후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의] 앞서 '공간의 이동' 설명을 위해 제시한 '부산'이라는 시는 선경후정일까요? 아닙니다. 왜냐하면 공간마다 '따스하다' '정겹다' '반갑다' 등의 정서와 느낌을 바로바로 언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경후정이 되려면 전반부에는 경치만 나와야 하고, 정서가 후반부에 몰아서 제시되어야 합니다.
연상 작용 ☜ 백석 시인의 '흰 바람벽이 있어'가 연상작용으로 쓰인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흰 벽을 보다보니 '어머니' '사랑하는 사람' '글자들'이 떠오르는 데, 이것들이 떠오르는 순서나 기준은 없습니다. 그냥 연상된 것일 뿐입니다. 또한 각각을 떠올렸을 때 이어서 생각나는 추억, 모습, 장면, 시어들과 시인들의 이름 역시 특별한 시·공간적 순서나 기준이 없습니다. 그냥 연상된 것일 뿐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연상 작용에 의한 시상 전개'라고 말합니다.
[보충] 연쇄법(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간 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는 건 …)은 연상 작용의 유형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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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통구조에 따른 감상
[설명용 작품]
어느 날 네가 내 곁에서 사라진다면
그제서야 나는,
너 없는 삶이 얼마나 견디기 힘든지를 깨닫고
모든 걸 바칠 거야, 너를 되찾기 위해.
- 이주영, '너'
절대론적 관점 ☜ 화자는 '나'이고, 시적 대상은 '너'이며, 둘 다 시에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다. 가정법을 통해 화자가 그동안 삶을 견딜 수 있게 해준 존재가 '너'였다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마지막행에서는 도치법을 사용해 '너'에 대한 화자의 각별한 태도를 강조하고 있다.
반영론적 관점 ☜ (만약 정부에서 초·중·고등학교에 방학을 없애는 정책이 추진 중인 현실 상황에서 발표된 작품이라면) 이 작품에서 시적 대상은, 작품 발표 당시의 현실을 반영해 '방학'이라고 볼 수 있다. 방학은 당연히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는 소중함을 못 느꼈으나, '방학이 없어질 수도 있구나!'라는 인식을 한 순간부터는 방학을 잃지 않기 위해 모든 걸 걸겠다는 인식이 작품에 나타나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방학을 지키겠다는 투쟁 의지를 담은 작품이다.
※ 실제 이런 정책이 추진중이지는 않습니다.(방학 못 잃어!ㅠ)
표현론적 관점 ☜ (만약 작가가 스마트폰 없이는 못 사는 스마트폰 중독자라면) 작가는 '스마트폰'을 '너'로 표현해서, 스마트폰에 대한 자신의 각별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평소에 스마트폰이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마지막 4행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즉, 화자에게는 '모든 것'보다 더 소중한 대상이 '스마트폰'인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스마트폰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효용론적 관점 ☜ (만약 독자가 연애 중이고, 연애 상대를 언젠가부터 당연하고 익숙하게 생각해 온 사람이라면) 독자는 이 작품을 읽을 때 '너'를 자신의 연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면 이 작품을 읽으면서, '아, 내가 지금 상대로부터 받고 있는 사랑, 편안함을 어느 순간부터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 왔구나. 사실은 정말 고맙고 소중한 것인데.'라는 성찰을 할 수 있다. 이렇게 감상한다면, 이 작품의 주제는 '연인의 소중함 인식' 정도로 볼 수 있다.
※ 최종 업데이트 2017-04-0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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