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재학 중 수행하는 여러 교육활동 중에서 '독서'는 수능 성적 위주의 정시전형, 내신 성적 위주의 수시교과전형에 직접적으로는 영향 관계가 없는 교육활동입니다. 그러다 보니 '독서'는 고등학교 사교육에서 흔히 소홀하게 여겨지기 십상이고, 공교육에서도 2024학년도 대입(현 고1 대입)부터 '독서활동상황'이 대입에 쓰이지 않기 때문에 은근히 경시되는 고교가 제법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독서는 정시전형과 수시 교과전형에도 간접적으로 영향 관계가 큽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수능(정시전형)에서 독서의 가치에 대해 짚어보고자 합니다.
■ 수능 국어 = 피지컬 × 테크닉
저는 주변에 중2~3, 고1~2 자녀를 둔 지인이나 친인척으로부터 자녀의 국어실력 향상에 대한 조언을 부탁 받을 때 빠짐 없이 해 주는 조언이 있습니다.
"학력평가 국어 영역 [정답 및 해설]에 있는 지문의 출전에 해당하는 책을 읽어 보라."
국어 영역의 [정답 및 해설]을 채점하고 오답풀이하기 위해서만 쓰는 것은 2% 부족한 학습입니다.
채점과 오답풀이만으로는, 자신의 국어 '피지컬'이 향상되지 않습니다. 국어 '테크닉'만 향상될 뿐입니다.
축구나 야구에 빗대어 표현하자면, 오답풀이이나 개념·지식 학습을 하는 것은 축구나 야구에서 공을 다루는 기술이나 경기에 이기기 위한 전략·전술에 능숙해지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략·전술과 기술을 이해하고 구사하는 것만으로는 최고의 축구선수가 될 수 없습니다. 최고의 축구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저런 '테크닉'적인 요소를 단련하면서도 항상 '피지컬' 즉 신체능력 자체를 함께 단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결국 독서를 해야 하는데, 여기서 화두는 '어떤 독서를 해야 수능 국어 영역에 가장 주효한가?'일 것입니다.
■ 대근육? 기출 지문의 출전이 명쾌한 해답입니다
그 답으로 가장 직관적인 것이 바로 기출문제에 지문으로 쓰인 것입니다. '정답 및 해설'에는 각 지문의 출처가 밝혀져 있습니다. 출처를 인터넷에 검색해서, 어떤 책인지 가늠해 보고 자신의 수준에 맞는다고 생각하면 꾸준히 읽어나가길 권합니다.
자신의 수준보다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면, 주위의 멘토(부모, 교사, 자신이 교류하는 선배, 형/누나 등의 손윗사람)와 함께 읽는 것도 좋습니다.
최근 3~5개년 고1~고3 국어영역 기출에 있는 책 중에서 본인의 학습 스케줄과 관심사, 수준을 고려하여 적절하게 독서 리스트를 짜고, 한 학기에 2권 내외씩을 그 독서리스트의 책으로 독서해 나가길 권합니다. 그러면 수능 국어의 '대근육'을 단련할 수 있습니다.
■ 소근육? 학교의 '깊이 읽기'류 교육활동이 좋습니다.
(※ 특히 과년도 교육활동을 활용하면 개별학습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덤으로 수능 국어의 '소근육'을 올릴 수 있는 방법으로는, 아래와 같이 각 학교에서 하고 있을 '깊이 읽기'류의 교육활동을 권합니다. 아래는 세화고등학교에서 '깊이 읽기'류의 교육활동으로 진행되고 있는 [칼럼으로 세상읽기]입니다. 과년도 것들을 입학홍보 차원에서 공개하고 있어서, 과년도 것들 중에 퀄리티가 높고 수준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추려 자녀와 함께 읽어보고 수행해보는 식으로 공부한다면 '소근육'도 단련할 수 있습니다.
소근육 단련을 독서(비문학) 기출 문제집으로 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국어영역은 타 수능 영역들과 달리, 기출문제 한 회 한 회가 굉장히 소중합니다. 사설 모의고사의 질과 뉘앙스가 평가원·교육청의 질과 뉘앙스 사이의 오차율이(=미스매치가) 제일 심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전 감각을 위해 온전한 한 회 한 회의 기출문제를 기시감 없게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인 수능 대비에서 굉장히 유의미합니다. 따라서 '소근육'을 키우기 위한 단편적인 읽을거리는 별도의 '깊이 읽기'류 교육활동을 통해 이루어내는 것을 권합니다.
http://www.sehwa.hs.kr/?c=E01/132/137
■ 중근육? 네이버 '열린연단'의 에세이 등을 멘토와 함께 읽기
만약 현재 자녀가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서 꾸준한 '깊이 읽기' 교육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 고1 상위권이나 고2 학생 수준을 기준으로, 네이버 [열린연단]의 에세이를 읽어보는 것도 권합니다.
https://openlectures.naver.com/essaylist
학생의 멘토(부모, 교사, 강사, …)가 먼저 읽어보고, 지나치게 난해하거나 현학적이지 않은 것들 위주로 선별하여 학생과 함께 읽어보면 역시 '피지컬'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피지컬'은 수능이 임박할 수록 따로 시간 내서 단련하기 어렵습니다. 야구 선수들이 시즌 중에 웨이트 트레이닝 등의 근력운동을 집중적으로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피지컬'은 중2~고2 사이에 적절히 향상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수능 때까지 함께할 국어 멘토가 마땅치 않은 경우에는, 제일 좋은 멘토는 학교 교사임을 상기하면 좋겠습니다. 학생이 학교에서 각 과목 교사들에게 좋은 학업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면, 현재 자기 수준보다 살짝 높은 책이나 읽을거리를 학습할 때 내용별로 해당하는 교과 선생님께 학생이 찾아가 문답을 나누면 제대로 된 실력 향상을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 다음 칼럼 예고 --
[중2~고2] 고등학교에서 독서의 가치 - ②내신(교과)
- 수행평가
- 긴 지문형 내신시험
- '먹이주기'가 필요 없는 총체적 학습
[중2~고2] 고등학교에서 독서의 가치 - ③생기부(학종)
- 천국의 삼 척(1M) 젓가락? 아는 학교만 챙기고 있는 묘수! 또래 저자
- 올해 고1에게 특히 절실한 독서연계 교내봉사·진로활동
-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화룡점정은 역시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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