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의 원리 네 가지
(이 원리에 따라 말을 하면, 주변 사람들이 당신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할 것이다.)
▼양의 격률
필요한 만큼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Good=지킨 예]
임용면접관: 지원자를 우리 학교에서 채용해야 하는 이유를 두 가지 이상의 측면에서 자세하게 말해 보십시오.
임용지원자:
우선 저는 귀교가 정시에는 굉장히 강하지만 수시에서는 더욱 분발하기 위해 애쓰는 학교라고 파악하였습니다. 특히 수시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쓴 것과 같이 학생부종합전형과 관련된 실질적이고 경쟁력 있는 지도방안을 갖고 있으며 성공한 경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저를 귀교에서 채용한다면 다른 지원자를 채용했을 때보다 더욱 귀교의 수시 실적이 향상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저는 여러 수준 학생들의 국어성적을 장기적으로 밀착 지도하여 향상 시킨 경력이 많습니다. 특히 정체기에 접어든 학생들에게 마이크로티칭을 실시하여 취약점을 세세하게 보강하고 모의고사 풀기 전략 자체를 재편성한 성공 경험을 여러 사례 보유하고 있습니다. 귀교의 학생들은 영어, 수학 성적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뛰어난 데 반해, 국어 성적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계속 정체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를 채용한다면 귀교 학생들의 국어 성적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BAD=어긴 예]
필요로 하는 것보다 너무 적게 제공하는 경우☞ 아래 짤방("필요한 만큼은 보여줬다. 이 이상은 보여주지 않는다.")이 쓰인 온갖 게시물.
필요로 하는 것보다 너무 많이 제공하는 경우☞ "일명 투머치 토커 박찬호 일화" http://cokcok.tistory.com/3401
[해설]
예를 살펴 보니 한눈에 이해가 되었죠?
이 외에 잘못된 예로는 '속미인곡'의 '여인2', '만복사저포기'의 '여인' 정도가 있습니다^^(농담반 진담반)
[Good]의 임용지원자는 임용면접관의 요구사항인 '우리 학교가 채용해야 하는 이유'를 '두 가지 이상의 측면'에서 '자세하게' 말하는 것을 모두 지켰습니다. 양의 격률을 잘 지킨 것이지요. 우리 모두 대화할 때 양의 격률을 잘 지킵시다. 상대방이 묻는 내용에 대해 충분히 답을 해야 양의 격률을 지킨 것입니다.
▼질의 격률
거짓이라고 생각하거나 타당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은 것을 말해서는 안 된다.
[Good=지킨 예]
학생1 : 중간고사 전 주말에 이주영 선생님께 질문을 남기면 언짢아하시지 않을까?
학생2 : 언짢해 하지 않으실 거야. 주저하지 말고 질문을 남겨 봐. (수능특강 첫페이지에 필기한 내용을 보여주며) 첫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질문 남기는 것은 언제든지 괜찮다고 하셨잖아.
[BAD=어긴 예]
학생1 : 중간고사 전 주말에 이주영 선생님께 질문을 남기면 언짢아하시지 않을까?
학생3 : 언짢아 하실 거야. 왠지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
[해설]
[Good]의 학생2는 적절한 증거가 확인된 사항을 전하고 있는 반면, [BAD]의 학생3은 어떠한 증거도 없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내가 말하려는 내용, 한 번 더 확인해 볼 여유가 있을 때에는 꼭 확인해보고 말을 하기 바랍니다. 여기에 더해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질의 격률을 완벽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관련성의 격률
화제와 관련되는 말을 해야 한다.
[Good=지킨 예]
남자1 : 야, 오늘 본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의 배우들 연기력 어떻게 봤어?
남자2 : 나는 배우들 연기 수준이 기대 이상이었다고 생각해. 특히 액션신에서 표정 연기가 다들 좋았어.
[BAD=어긴 예]
남자1 : 야, 오늘 본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의 배우들 연기력 어떻게 봤어?
남자3 : 배우들 탈모 진짜 심하더라. (절레절레)
[해설]
[Good]의 남자2는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한 내용을 말했지만, [BAD]의 남자3은 배우들의 연기력과는 전혀 무관한 말을 했습니다. 관련성의 격률이 어떤 것인지 알겠지요?
[♨수능주의 hot point♨]양의 격률과 헷갈릴까봐 조금 부연설명을 하자면, 양의 격률은 상대가 필요로하는 양만큼 말을 했느냐, 다시 말해서 분량만을 따지는 것입니다. 관련성의 격률은 양적인 면이나 질적인 면에 상관없이 관련된 내용이냐 아니냐만을 갖고 판단합니다. 구분이 되겠나요? 물론 다른 모든 격률도 마찬가지이지만, 실제 대화에서는 두 가지 이상의 격률이 함께 얽혀 있는 말이 많이 있기는 합니다.^^
▼태도의 격률
모호한 표현이나 중의적인 표현은 피하고 간결하고 조리 있게 말해야 한다.
[Good=지킨 예]
여자1 : 오늘 저녁 돈까스 어때?
여자2 : 돈까스는 무난하고…… 혹시 회덮밥이나 비빔면 중에 괜찮은 거 있어?
여자1 : 오, 회덮밥! 듣고 나니까 땡긴다. 가자!
[BAD=어긴 예]
여자1 : 오늘 저녁 돈까스 어때?
여자3 : 그것도 나쁘지는 않지.
여자1 : (괜찮다는 건가? 별로라는 걸 돌려 말한 건가? 끄응...)
[해설]
사실 쉽게 생각하면, 말하는 내용의 양이나 질 또는 관련성으로 접근해 볼만한 것들을 제외한 모든 격률은 다 태도의 격률입니다. 수능특강에는 모호한 표현이나 중의적인 표현을 쓰는 경우만 나와 있지만, 이 외에도 태도나 예의, 매너 차원에서 부적절한 것들은 모두 태도의 격률을 어긴 것입니다.(예. 무례한 언행)
중의적인 표현은 수능특강 문법 부분을 배울 때 더 상세히 학습할 수 있습니다^^
공손성의 원리
(이 원리에 따라 말을 하면, 당신이 살아갈 앞으로의 삶이 훨씬 부드러워진다.)
▼요령의 격률(부담스럽지 않게 말하기)("당신 책임이 아닙니다")
상대방에게 부담이 가는 표현을 최소화하고
상대방에게 혜택이 되는 표현을 최대화해서 말한다.
[Good=지킨 예]
학급회장 : 선생님 이번 시간 끝나기 전, 많이는 아니고 딱 3분 정도만 교가 연습 해볼 수 있을까요? 저희가 47분 내내 평소보다 두 배로 수업 정말 열심히 듣겠습니다.
교사 : (흠… 그럴까?)
[BAD=어긴 예]
학급회장 : 선생님, 이번시간 야외수업 나가서 벚꽃 배경으로 사진 찍어요! 교감선생님의 방침을 거스르는 일이기도 하고, 나가면 선생님께서 우리 반 시험 진도도 제때 빼실 수 없겠지만 그래도 들어주세요!
교사 : (주저, 거부감…)
[해설]
[Good]에서 학급회장은 상대(교사)가 양해해 줄 시간을 "많이는 아니고 딱 3분 정도만"이라고 말했습니다. 되게 큰 부담을 주려는 것은 아님을 의식한 표현이지요. 요령의 격률에 해당합니다. 또한 뒷문장 내용에서는 상대에게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을 "47분 내내" "평소보다 두 배로"라고 표현함으로써 크게 부각하였습니다.
[BAD]에서 학급회장은 상대에게 큰 부담인 일이며, 상대에게 이익이라고는 없는 일이라는 내용의 말을 하고 있습니다. 요령의 격률을 완전히 고려하지 않은 발화이지요. 교사가 야외수업을 해 줄까 고민하면서 들어왔더라도, 들어주기가 꺼려지게 만드는 말입니다.
▼관용의 격률(내 탓으로 돌려 말하기)("내 책임입니다")
자신에게 혜택이 되는 표현을 최소화하고,
자신에게 부담이 되는 표현을 최대화해서 말한다.
[Good=지킨 예]
교사 : 반 친구들이 중간고사 치르고 연휴 보내는 동안 진로과제를 까먹을까봐 걱정스럽구나. 혹시 과제 기간 중에 한 번 강조해 줄 수 있겠니?
국어학습부장: 네, 제가 중간고사 마지막날에 시간 내서 교실에서 얘기하고, 연휴 기간에 시간 내서 문자도 한 번 돌리면, 반 학생들이 과제를 덜 까먹을 것 같습니다.
교사 : (기특……. 고맙!)
[BAD=어긴 예]
교사 : 반 친구들이 중간고사 치르고 연휴 보내는 동안 진로과제를 까먹을까봐 걱정스럽구나. 혹시 과제 기간 중에 한 번 강조해 줄 수 있겠니?
국어학습부장: 학급회장에게 시키거나, 선생님께서 한 번 문자 돌려주시면 안 돼요?
교사 : (그래……)
[해설]
자신에게 큰 이익이 없음에도(손해가 있음에도), 자신이 '많은 부분을 맡겠다(책임지겠다/담당하겠다)' 또는 '많은 부분을 맡고 있다(많은 부분에 책임이 있다)'라는 식의 표현을 관용의 격률이라고 합니다.
[♨수능주의 hot point♨]
"선생님, 제가 잠시 집중을 못 해서 내용을 놓쳤는데, 이 부분이 감정이입이라는 말씀이신가요?"와 같이 책임(부담)을 본인에게 드러내는 식의 것들은 모두 관용의 격률입니다.(잠시후에 볼 겸양의 격률과 헷갈릴텐데, 책임을 누구에게 지우는지를 보면 판단하기 쉽습니다.)
▼찬동의 격률
상대방에 대한 칭찬은 최대화하고
상대방에 대한 비방은 최소화해서 말한다.
[Good=지킨 예]
대학생 : (강의실에서) 교수님, 항상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끔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건 정말 가끔 있는 일이고, 매번 PPT를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이렇게 정성껏 만들어서 강의해 주시는 분은 교수님뿐입니다.
교수 : (오, 학구적인 기특한 학생…! 목소리가 좀 더 잘 들리게 크게 말해야겠군)
[BAD=어긴 예]
대학생 : (강의실에서) 교수님, 제발 크게 말하세요. 백번 PPT 잘 만들어 오시면 뭐합니까? 아무리 PPT가 좋고 강의 내용이 좋아도 교수님 목소리가 작아서 강의를 들을 수가 없는 지경입니다.
교수 : (목소리를 크게 하긴 하겠지만, 기분이 썩 좋지 않음…)
[해설]
[Good]에서는 "항상" "매번"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이렇게 정성껏 만들어서 강의해 주시는 분은 교수님 뿐입니다." 등의 표현을 활용하여 칭찬을 극대화했고,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단점은 "가끔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건 정말 가끔 있는 일이고"라는 표현을 통해 최소화하였습니다. [BAD]에서는 교수님이 PPT 잘 만들고 강의 내용이 좋다는 점을 "백번 PPT 잘 만들어 오시면 뭐합니까?" "아무리" 등의 표현으로 깎아내리는 한편, 단점은 '제발' '교수님 목소리가 작아서 들을 수가 없는 지경입니다."등의 표현을 사용하여 심각하게 표현하였습니다.
▼겸양의 격률
자신에 대한 비방은 최대화하고
자신에 대한 칭찬은 최소화해서 말한다.
[Good=지킨 예]
면접관 : (서류를 보며) 지원자는 고등학교 내신은 정말 좋지 않은데, 대학교 성적은 굉장히 좋군요. 이 대학교는 굉장히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 모이는 곳인데…….
지원자 :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했지만 쟁쟁했던 동기 학생들에 비하면 제가 턱없이 부족해서 성적이 많이 좋지 않았습니다. 대학생 때에도 여전히 부족했지만, 그래도 노력한 덕분에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면접관 : (흠… 예의바르군. 겸손하군)
[BAD=어긴 예]
면접관 : (서류를 보며) 지원자는 고등학교 내신은 정말 좋지 않은데, 대학교 성적은 굉장히 좋군요. 이 대학교는 굉장히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 모이는 곳인데…….
지원자 : 고등학교 때, 제가 동급생들보다 부족한 것이 전혀 없었는데, 선생님이 일부 학생들만 편애하고 몰아주기 식으로 내신이나 학생부를 챙겨줘서 저는 제 실력에 비해 내신에서 손해를 많이 봤습니다. 제 대학교 성적은 면접관님 말씀대로 굉장히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모인 대학에서 그 정도로 받은 것이기 때문에, 저는 제 대학교 성적이 저보다 낮은 대학교에서 성적 잘 받아 지원한 다른 수많은 사람들과는 구별되는 특별한 이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면접관 : (…….)
[해설]
[Good]에서는 면접관의 부정적 평가에 대해 겸허하게 수용하며 자신을 낮추어 말했고, 긍정적 평가에 대해서도 겸손한 자세로 처신하였다. [BAD]에서는 자신을 향한 부정적 평가에 대해 '내가 잘못한 게 아니다'라는 식으로 항변했으며, 긍적적 평가에 대해서도 스스로 우쭐한 내색을 보이며 크게 자평하였다.
▼동의의 격률
상대방의 의견과 내 의견의 차이점은 최소화하고,
상대방의 의견과 내 의견의 공통점은 최대화해서 말한다.
[Good=지킨 예]
철수 : (영화 매표소 앞에서) 우리 '임금님의 사건수첩' 볼까? 나는 현대극보다 이런 게 좋더라고.
영희 : 코미디영화는 없어? 나는 실컷 웃고 싶은데.
철수 : 정말? 나도 오늘은 영화보면서 실컷 웃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면 아까 말한 '임금님의 사건수첩' 보자. 그것도 장르가 코미디야.
영희 : 아, 정말? 우리 뭔가 잘 통한다, 그치?
[BAD=어긴 예]
철수 : (영화 매표소 앞에서) 우리 '임금님의 사건수첩' 볼까? 나는 현대극보다 이런 게 좋더라고.
영희 : 코미디영화는 없어? 나는 실컷 웃고 싶은데.
철수 : 나는 현대극이냐 중세극이냐를 얘기하고 있는데, 너는 다른 소리만 하는구나.
영희 : 뭐야, 내가 또 뭐 잘못한 거야? (시무룩)
[해설]
상대와 의견과 대화 내용이 조금씩 다르게 진행될 때, 맞지 않는 점을 부각하는 것보다 맞는 점을 부각해서 말하면 훨씬 대화가 잘 풀립니다.
※ 격률의 의의
격률을 보면서 "아이씨, 그냥 하고 싶은대로 말하고 살면 안 돼?"라면서, 성가시다는 생각을 먼저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격률은 여러분이 하고 싶은 것 못하고 살게 막는 족쇄나 장애물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것들을 더 원활하게, 거부나 반발 받지 않고, 수월하게 하며 살 수 있게 해주는 유용한 도구(Tool)입니다.
격률을 구사하지 않고 살면, 살면서 이 사람 저 사람과 다 싸우면서 여기저기 반감만 잔뜩 만들며 힘들고 답답한 삶을 살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격률을 조금만 신경 써서 몸에 배게 하면, 단 한 번 사는 인생 훨씬 부드럽고 수월하게 살 수 있습니다.
수능 문제를 떠나서 앞으로의 말과 글에 이 격률들 반영하도록 많이 노력해서, 삶을 더 스트레스 덜 받으며 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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